일상 & 단상

막막하던 시기의 도움

Folivora 2023. 8. 15. 16:26

인생의 많은 부분들이 영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던 시기에 주위에 도움을 구해보려고 이런저런 노력을 은근히 했었던 것 같다. 난 전혀 못한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. 의외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경로가 있었는데, 당시 자주 들어가던 미국 취업 블로그에 글을 쓰시던 분께 용기를 내어 개인적으로 (콜드) 이메일을 드렸던 것. 사실 그 분과 일면식이 있던 사이도 아니었는데, 다소 황당했을만한 내 이메일에 따뜻한 조언을 해주셨던 분이 생각이 난다. 아마도 타국에서 고군분투하며 적응해가던 공통점때문이 아니었을까. 나도 생각해보면 특히 박사과정 초년차에 고생하던 친구들에게 조언(?)도 해주고 그랬었던 것 같네. 이란에서 온 친구도 생각나고..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(요즘은 무서운 세상이다) 다행히 더 잘 맞는 지도교수님을 만나고 작년에 무사히 졸업까지 했더라. PhD 과정하면서 유달리 고생한 사람들의 특징은 Acknowledgement에 참 많은 말들이 적힌다는 것 같다.

 

나는 그 이후로 헬게이트를 스스로(...) 열어버렸고,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인생의 가치관도 너무나도 많이 바뀐 것 같다. 만약 미국에서 어떻게든 지냈으면 더 나았을까? 잘 모르겠다. 이 블로그도 실은 원래 제목은 "나무늘보의 치유의 공간"이었는데, 마음 속의 번뇌와 고통때문에 답답해서 시작한 블로그였다. 중간에 조금 주제를 바꿔서 잡다한 내용들을 늘어놓는 공간이 되긴 했지만... 되짚어 생각해보면 꼭 나쁜 일만 있었던 건 아니고 좋은/감사한 일, 좋은/감사하고 싶은 사람들이 더 많았음. 인생이라는 물이 담긴 유리병에 누군가 진흙을 풀었다고 해보자. 그럼 나는 그 진흙을 정화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는데, 그러면 필터도 좋아야하고 영 어렵기만 한데 더 좋은 방법은 아예 새로운 깨끗한 물을 콸콸 부어넣는 것이라고 하더라.